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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아두면 쓸데없는 제주잡학사전 #1. 고기국수
작성자 김멍청 (ip:)
  • 작성일 2017-08-06 11: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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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344
평점 0점

안녕 형들. 심심해서 적어보는 글이야.

앞으로도 종종 글 쓸 예정이니까 재미없으면 재미없다고 말해줬으면 해.

멍청해서 분위기 파악 못할 수도 있어!



일단 제주잡학사전 시리즈를 뭘로 시작할까 하다가 얼마전 길에서 만난 관광객 형아가

고기국수 먹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냐고 물어보길래 얘기를 해준 적이 있었어. 그래서 그거 생각나서

고기국수에 대해서 적어볼까 해. 뭐 맛집 소개 이런게 아니라 그냥 이 음식은 슬픈 전설이 있어 정도랄까?


멍청해서 존댓말을 못배웠어. 보기 불편하다면 쿵 그래도 봐줬으면 해 쾅




#1. 고기국수


알다시피 고기국수는 제주도 향토 음식이야. 고기국밥 원조가 붓싼이었던가? 아무튼 붓싼에 국밥이 있다면 제주도에는 국수가 있어.

제주도 특산물 중 하나가 돼지고기인 것은 누구나 알겠지만(이제 여기서 똥돼지, 흑돼지 얘기가 나오면 복잡하니까 그 얘기는 나중에 하는 걸로 하고)

왜 하필 국수인지는 잘 모를거야. 돼지고기 활용해서 맛있는 음식 만들 수 있는게 엄청 많을텐데..

사실 제주도는 쌀 농사를 안해. 쌀이 자라기 안좋은 환경이기도 하고, 논도 많지 않고 그대신 밭이 엄청 많지.

쌀 농사를 안해서 그런지 몰라도 예전에는 밀이나 보리가 주식이었다고 해. 그래서 자연스럽게 국수를 먹게 된거야.


요 전에 바지라는 닉쓰는 사람이 제주도 배송 개같다. 뭐같다 막 떠들던데, 솔직히 옛날에 비하면 복터진 소리 하는거야.

섬 특성상 육지랑 왕래가 쉽지 않았잖아? 그럼 어쩌겠어. 식재료를 제주도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만 활용해야 하잖아.

선박으로 운송하려해도 신선도와 같은 이유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아. 그렇기 때문에 제주 향토 음식을 유심히 살펴보면

화려하거나 요란한 것이 별로 없어. 거의 재료 그 자체를 활용해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근데 제주도는 클린한 곳이라 제주서 나오는

식재료 자체 품질이 엄청 좋아서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음식이 되는 경우지.




음식따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음식에는 제주 고유 문화와 사회가 담겨진 경우라고 볼 수 있어.

(사실 살면서 먹는 것 만큼 중요한 것도 없지 않을까? 항상 뭘 먹을지 고민하고, 선택하잖아.)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아무리 제주라지만 바지 그사람테 여자는 없을 것 같아.)

거지, 도둑, 대문이 없어서 삼무.

제주도는 삼다의 섬이자 삼무의 섬이야.


동네사람들끼리 다 알고, 귤 시즌이 되면 서로서로 돕다보니 웬만하면 거의 다 알지. 어떤 집이 힘들면 서로서로 도와주다보니 거지가 없고,

그렇게 살다보니 다 아는 사람들이라 도둑이 없을거고, 자연스럽게 대문도 없는거겠지. 대문 만들 돈으로 올 시즌 기아+다져스 두폴만 박아도..

(근데 이젠 아니야. 도둑 시발 우리 농장 오함마로 문 다 부수고, 천혜향 다 훔쳐갔어 시발놈. 잡아보니 옆동네 사람이더만)


서로서로 도와주는 것은 아직도 여전해. 귤 시즌이 되면 진짜 미치도록 바빠. 10월부터 2월까지 5개월간은 진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바쁜 것 같아.

그래서 동네 사람들끼리 일손을 서로 공유해. 3일 동안 이 집 농장일을 도와줬으면, 다른 3일은 내가 도움을 받고. 이런식으로 말이야.

이렇게 몇 개월 동안 일도 같이 하고, 밥도 같이 먹고, 귤 값 잘나오면 서로 좋아하는데, 뭐 가족이나 다름 없지.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가 만약 동네에 경조사가 생기잖아? 그럼 자기 일 다 제끼고 도와주러 가. 이건 리얼 실화야. 내가 많이 경험해 봤어.

특히 잔치때는 꼭 돼지를 잡어. 자 돼지를 잡잖아? 내가 위에 제주도 식재료가 좀 많이 부족하다고 했잖아. 그럼 이 귀한 돼지를 엄청 활용해야 되겠지?

돼지고기는 삶아서 수육을 만들어. 내장으로는 순대를 만들겠고, 머릿고기도 만들다보면 이제 돼지뼈가 남으니 그걸 푹 끓여서 육수를 만드는거야.

버릴게 하나도 없는거지. 육수를 고아서 밀을 주식으로 했던 제주도에 국수를 넣고, 고명으로 돼지고기 수육을 올려 손님상에 내는거지.

이렇게 고기국수가 탄생한거야. 예전에는 "잔치국수 = 고기국수" 였던 시절도 분명 있었는데, 이제는 멸치국수가 그렇지만 아무튼 예전에는 고기국수였어. 아몰랑.





이렇게 고기국수가 유래됐고, 제주 관광산업의 발달로 고기국수 식당들이 많이 생겨나게 됐어.



근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긴한데, 바로 취향의 문제라는거야.

이런 저런 조미료 없이 재료 자체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소금이나 마늘, 잡내를 막는 이런건 당연히 들어가)

재료 자체의 맛이 좋게 말하면 깊고, 안좋게 말하면 잡내가 날 수도 있는데,

이게 취향이 갈린다고 하더라고. 나야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자랐기 때문에 이게 적응된건지 원래 비위가 좋은건지는 모르겠는데

돼지 비계 부분에 기겁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ㅇㅇ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음식을 어떻게 할 까 하다가 슬슬 변화를 주는거야.


방식은 간단해.

그냥 육수를 조금 연하게 하고, 대신 겉저리나 김가루 등을 주고, 취향을 고려하는 열린 선택을 하게 만드는거야.

요새는 이런 식당들도 엄청 많아. 리얼루다가.

근데 솔직히 말하면 이런 저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이 음식 따위가 자기 색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걱정도 되고, 아쉽기도 해.

어릴때 맛있게 먹은 음식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잖아? 그 기억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뭐 지금은 그래도 진한 육수로 맛내서 김치 딸랑 하나 주고 있는 식당이 많긴 하지만 말이야.



그래서 글을 한번 적어봤엉.

혹시라도 제주도 오게 되면 조금만 검색해서 후기를 읽어봐도 육수가 지리구요 오지구요 하는 글들과 사진이 많으니

한번쯤은 진짜 제대로 된 고기국수를 먹어보는 것이 어떨까하고 말이야. ㅇㅇ




근데 적어보니 진짜 알아두어도 쓸데가 없긴 하겠네. 그럼 여까지만 적고 다음 주제 뭐할지 생각해봐야겠어. 형들 그때까지 잘 지내.




사실 제주도에 있는 고기국수파는 식당들은 돔베고기는 물론이고, 비빔국수도 같이 판매해.

비빔국수를 시키면 고기육수를 덤으로 주는 식당도 있고, 그냥 초장비빔장이 아니라 제주산 돼지고기를 갈아서 양념장으로 만든 곳도 있어.

그런 곳이라면은 비빔국수도 꼭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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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쵸 2017-08-06 12:13:42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오오 굿굿 장문의 글 감사합니다
  • 라랄라라 2017-08-08 21:59:35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제주도가면 꼭 먹어볼게요
  • vanco 2017-08-11 00:20:17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천혜향 도둑새기는 나쁜새기고 고기국수 참 맛나보이네요
    만약 고기국수 먹으면 앞사람에게 해줄 이야기가 생긴거같습니다 ㅎ
  • 그레이 2017-08-26 04:13:31 0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형님 저 담주에 제주도 가는데 고기국수 자주가시는곳 추천 부탁드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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